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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fashion thinking

형광 주황색 바지.


 그날은 뭔가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신세계 백화점 명품관에서 1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나는 조금 서둘러 출발했다. 나는 나의 진로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고 교수님이 흔쾌히 승낙을 하셔서 만나게 된 귀한 자리였다. 보통 학생들을 위해 자신을 시간을 따로 내서 만나는 교수님은 흔치 않다는 생각에 더욱더 중요한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나는 강남 신세계 백화점을 향해 서둘러 지하철에 몸을 실었고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그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명품관이 눈에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이상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고 나는 뒤늦게 메일을 확인하고서야 그곳이 강남 신세계 백화점이 아니라 강북 신세계 백화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 앞이 깜깜했다. 교수님은 이미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강북 신세계 백화점에서 택시를 탄다해도 족히 40분은 걸릴터였다. 나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초스피드로 달려가겠다는 말을 전하고 택시에 올라탔다. 그날 택시를 타고 강북으로 넘어가는 30분은 300분처럼 느껴졌지만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서 생각보다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That day was truly confused. I was in hurry not to late for the appointment in 신세계 department at 1. I sent e-mail to professor that I want to talk about my career privately and professor readily accepted it. It is unusual for professor to meet student by making another time so I thought that it would be a very precious appointment for me.  I got on the subway to 강남 신세계 department and I reached there little bit earlier that the time, but it was weird that there is no luxury department in anywhere and soon I found that the place that I had to go was not in the 강남, it was 강북 신세계 department!  I was devastated. Professor was already reach there and waiting for me to come and it would probably take 40 minute to get there even though I take a cap. I called him to say sorry and got on the taxi. That 30minutes that I moved from 강남 to 강북 feel 3hours but it was lucky that there was a no traffic jam. 


 교수님은 신세계백화점 꼭대기에 위치한 VIP를 위한 카페에서 날 기다리고 계셨고 나는 죄송한 마음과 당황스러움에 말을 잇지 못하고 연신 턱까지 찬 숨만 헉헉되었다. 교수님은 연신 괜찮다며 날 다독이셨고 그제서야 나는 숨을 고르고 차를 마실 수 있었다.

 Professor was waiting for me at the top of the 신세계 department and I was out of breathe feelinng sorry and frustrated. Professor comforted me and finally I could drink tea 


카페는 매우 우아했고 투명한 통유리 바깥에는 제프쿤스의 작품들이 도도한 자태를 뽐내며 전시되어 있었다. 명품관이 당연히 강남에 있을꺼라는 나의 착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제프쿤스의 작품들은 더욱더 영롱하게 반짝였다. 나는 교수님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영상예술가로 활동하시는 교수님은 역동적인 영상예술이 미디어아트로서 오늘날 지니는 가치에 대해 설명해주셨고 나 또한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대화를 나누었다.

Cafe was elegant and out of the window there was a Jeff Koons works bosting errogant attitude. I talked a lot for things with professor. He told me about the value of media performance these days and I told him about my source of trouble.  


 그리고 대화를 어느정도 마무리짓고 일어서려는 순간, 교수님의 바지가 눈에 띄었다. 그것은 마치 텐트용 천으로 만든 것같은 만질한 질감에 형광주황색의 화려한 색갈 바지였다. 앉아있을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데 일어서니 교수님의 패션은 딱딱할 것이라는 내 고정관념 때문이었는지 더욱더 화려한 색갈로 내 시야를 압도했다. 나는 웃으면서 "교수님 바지가 멋있으세요"라고 말했더니 교수님께서 웃으시면서 "아-이 바지? 이거 휴게소에서 5천원 주고 산거야"라고 너무나도 쿨하게 말씀하셨다.  순간 나는 당연히 어느 디자이너의 비싼 바지일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순간의 착각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교수님의 세련된 취향에 다시 한번 반했다. 그것은 어쩌면 장소를 착각하고 1시간이나 늦은 학생의 신중치 못한 태도를 보고도  웃어 넘길줄 아는 관용적인 품성 때문에 더욱더 빛날을지 모른다. 만약 신세계 명품관의 VIP 카페에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예술책을 넘겨보시는 교수님이 입고 있는 바지마저 명품이었다면 그것은 너무나도 식상한 모습이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느닷없은 휴게소 5천원 형광바지는 우아한 클래식 공연장에 침투한 관광버스의 뽕짝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상황을 반전시키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에서야 고백하건데 그때 교수님과 나눴던 대화들은 이제 기억나질 않는다. 어쩌면 그 형광 주황색이 너무나 눈부셔서 다른 기억들을 다 잊게 만든지도 모르겠다. 


and the moment that I stand up after finishing the conversation, I saw the professor's pants. The texture of the pants seems to be made by a pocono and the color was neon orange! That brilliant color catched my eyes. I told him "your pants is so gorgeous" with smile on my face and Professor told me that "you mean this pants? I bought it from the rest area. It only cost 5,000" That moment I feel shameful about my prejudice that it would be a expensive clothes and I was charmed by his taste. Maybe it was because of his tolerance to laugh broadly in front of the student who late 1 and a half hour. If  the professor who turned over the book elegantly in the VIP caffe even wore a luxury pants, it would be a hokey scene, but  the sudden neon colored pants makes it to be a full of wit. It has a power of reversing the situation. Now, I can tell that I can't remember what we talked about. Maybe the strong impression of that neon orange pants makes other memories gone out. 

 

사실 진정한 옷의 매력은 이런 것 아닐까. 때로는 그 사람의 인품을 더욱더 빛나게 만들고 때로는 진지하고 무거운 상황을 반전시키기도 하며 난처한 학생을 배려한 호탕한 웃음만큼이나 반짝반짝거릴 수 있는 것.  그날의 하루는 연신 뒤통수 맞아가며 중요한 것을 깨달은 잊지 못할 날이었다.  여전히 내 머릿속은 형광 주황색 바지는 강렬하게 박혀있다. 어쩌다 또다시 현실 속에 참잠하여 그날의 깨달음을 잊게 되는 순간, 그 형광 주황색 바지는 다시금 그 휘황찬란한 색갈을 뽐내며 진부한 사고로부터 나를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I think that real power of clothes is like this. Sometimes it makes one's true personality brightly and sometimes it reverses the heavy and serious situation and can be shiny as a hearty laugh considering a student. Still I can't' forget the memories of that neon orange pants. Oneday if  I used to normal days that I forget the enlightenment. That neon orange pants will get me out of that hackneyed thought. 


흔쾌히

어수선하다

망연자실

숨이차다

호탕하게 웃다

식상하다

진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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