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1971,광주, 한국

글로컬 사이트-새마을농촌주택들-이태리식 양옥

  준양 (Jung Yang,1975, 칭텐,중국)

  서울 픽션(Seoul Fiction),2010, 슈퍼 16mm  필름.

라시드 아라인(Rasheed Araeen, 1935,  카라치 파키스탄)

ZKM 도서실, 1987~2011, 혼합매체.



보리스 그로이스(Boris Groys,1947~, 베를린, 독일)

역사 이후: 사진 작가로서의 알렉상드르 코제브(Art History: Alexandre Kojeve as a Photographer)


"그래서, 너가 생각하는 광주는 뭐냐?"


"광주는 전통적으로 예향이라 불리웠고 남도문화예술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으며 항일항쟁운동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에는 민주화도시의 상징적 도시로써 그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 1995년부터 열리고 있는 '광주비엔날레'는 광주가  지역에 국한된 활동에서 벗어나 국제화된 무대에서 예술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밑받침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고


'아직까지 광주는 여전히 낙후된 공간적 특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주 비엔날레 역시 지역성에 기반한 민주화의 상징적인 도시라는 타이틀과 보다 보편화된 의미에서 예술적 활동 사이의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고  비엔날레를 벗어나서는 예술 중심도시로서의 기반을 확실히 다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것이 서울 중심으로 행해지는 한국의 고질적 문제에 자리하고 있기 떄문이기도 합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2012 광주 비엔날레는 6명의 동양인, 여성인 중심의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하여 주제에 있어서 여전히 충돌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라운드테이블'이라는 모호하고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는 주제를 내걸고 다소 도전적으로 비엔날레를 개최하였다.


작품 전시 공간은 2년마다 열리는 임시적인 행사?를 반증하듯 여전히 부실했지만 작품들은 그럭저럭 괜찮았고 제3세계 비엔날레를 반증하듯 이를 대변하는 작품들과 광주라는 지역성에 기반한 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요즘 미술계의 화두를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주제가 6개로 나뉘어지니 여러가지 주제들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세련된 마감질과 미적 특성까지 겸비한 완성도 높은 작품, 마이클 주의 '무제'라는 작품은 미국적 예술작품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광주의 공간성과 관람객과이 상호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안규철 작가의 작품, '그들이 떠난 곳에서'는 미술에 대한 개념적 접근의 특성을 보여주었다. 투 웨이-쳉의 '광학적 눈속임 미술관'이라는 작품은 광주라는 지역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광활한 역사성에 기반한 중국적 예술작품의 특징이 뚜렷하게 보였고 정치적 사회적 문제와 연결시켜 작업을 하는 에덤 브룸버그와 올리버 차나린의 '고통 받는 사람들'이란 작품도 눈에 띄었다. 물론 여전히 비엔날레에 맞춰 급하게 제작한듯 보이는 작품들 몇몇 또한 눈에 띄긴 했지만.


 라시드 아라인의 작품은 자신의 조각 작업과 꾸준히 출판한 '제3의 텍스트'라는 잡지들을 하나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서구 중심의 예술형태에 반발심을 가지고 있던 그가 직접 만든 잡지를 통해 보다 열린 공간에서의 예술을 추구한다는 점, 그리고 잡지가 전시공간에 예술작품으로 전시되었다는 점, 시각적 형태가 아니라 메시지가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는 점은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 앞으로 도래할 예술의 형태에 질문을 제기하였다.


보이스 그로이스가 '역사 이후: 사진 작가로서의 알렉상드르 코제브'라는 제목으로 출시한 작품 역시 한 개인의 창작물이 아니라 또다른 이가 찍은 기록사진들을 전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이는 단지 기록으로서의 대상물이 작품이 될 수 있는가, 작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한 작가의 작품들을 그대로 작품에 쓸 수 있는가, 다큐멘터리적 사진과 창작 사진의 경계는 어딘가, 이 작품은 기록사진물로의 정체성을 뛰어넘어서 예술작품의 맥락 안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등등 끊임없은 생각꺼리를 제공한다.


앞으로 예술이 고민해야할 문제는 과연 예술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기록과 창작, 이미지와 텍스트, 시각과 청각, 만든 이와 보는이의 상호교환....

더이상 단일한 주체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의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개체들의 상호교환하는 장 속에서 예술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앞으로 예술활동의 핵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예술이 전달하는 방식 역시 시각 중심적 체제를 탈피하여 좀더 다양한 장으로 확장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더이상 예술의 상아탑에서 벗어나 현실 참여적이고 작품 밖 실제 공간으로 작품의 의미를 확장시키려는 움직임도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그 안에서 예술에 몸담고 있는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이번 비엔날레 끝에는 이 물음표 하나가 내 마음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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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세련된 영상미와 완결된 스토리가 예술작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단편영화로 느껴지게 만드는...

이 작품의 형식 자체는 나에게 과연 영상예술과 상업영상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를 반문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과거와 현재의 두 영상을 비교하면서 보는 것

그리고 미래에 예술의 역할에 대해 반문해보게만드는 것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일단 카셀도큐멘타에 출품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영상은 나에게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고

이정재와 임수정이라는 출중한 톱스타들의 연기와 자본을 많이 투자한 듯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상은 그 작품성이나 내용을 굳이 운운하지 않아도 어느정도의 점수를 먹고 간 셈이었다.

또한 기존의 영화들이 앞으로 생존을 위협할정도로 파괴된 미래의 세상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관해 나름의 질문을 던졌지만 그것이 인간의 보편화된 삶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서구 중심적인 삶에 초점을 맞춘데 비해, 아무도 미래의 예술에 관해서는 질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생존을 위협하는 극박한 상황에서 누가 예술을 고민할 것이냐는 일종의 조소가 담긴 편견 또한 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 작품은 그 질문을 가지고 작업을 했고 아름다움은 여전히 유효한가, 현재를 지탱하는 예술계는 미래에도 여전히 존손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은 이 영상을 계기로 나를 반문하게 만들었다.

답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서구철학에서 그토록 찾기를 원했던 '본질'에 관한 물음도 결국은 주관적인 해석들 속에서 '믿음'을 통해 그 생명을 이어나가는 허구적 실체이다. 그렇지만 '그날 이후 나의 삶은 변하였다'라는 나레이션으로 끝나는 이 영상은 미래의 예술에 대해 나름 희망적인 의견을 표한다. 하긴,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이 예술가니깐 굳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 증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아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안된다. 미래의 예술에 대해서 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불필요하다. 그렇지만 과거나 미래나 예술이 가지는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 어쩌면 이 작품의 핵심은 '질문'이 아니라 '확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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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라이프 (Wolfgang Laib,1950-)

망망대해(Unlimited Ocean),2011,약 2만 5000개의 쌀 더미, 9개의 꽃가루 더미


무각사 대웅전에서. 


얘술사의 소용돌이치는 흐름밖에 조용히 물러나있는 작품.

천년의 불경소리처럼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가장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것들은

예술적 형식을 초월한다.



쌀 한웅큼을 집어다가 하나하나씩 천천히 놓으면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작가의 움직임이 더 눈에 선하다.

작품을 보면서 그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행위에 더 마음이 가는건

이 작품 주위를 돌아보는 내 발걸음과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시키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는 작가의 마음가짐

이 작품 안에 오롯히 공존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이 작품은 

단일명사로 칭하는 것이 오히려 작품을 미완성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마침표 없이 뻗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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