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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ory)/My photO

응시.



Mar.18.2012. 

Photo by Sue Kwon.


그것이 기다림의 자세였는지 무엇을 노려보고 있는 눈빛이었는지 아니면 둘다였는지에 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질 않는다. 

다급하게 길을 건너는 도중에 한필 그가 내 시야에 들어온 이유는 그 장소가 가만히 다소곳이 멈.춰.서 있기에는 모든것이 정신없이 움직이는 패션의 거리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그의 '정지'는 활동만이 가득한 그 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패션상점이 즐기한 월넛스트릿 초입에서 다른 사람들의 바쁜 걸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를 응시하는 그의 눈빛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였을지도 모른다. 길 건녀편 깜빡이는 녹색불빛을 하나 둘 세며 지루함을 쫓아버리기 위한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상대방에 대한 원망을 애써 가라앉히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두 손은 주머니에 찔러넣고 발은 다소곳이 모은 채로 허리는 약간 굽은 채로 멈춰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유달리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굉장히 낯선 것이 되어버린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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