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포스코 센터의 광장에 스테인리스로 된 추상 조각품 아시나요?
책에서 이에 관련한 내용을 읽고 생각이 들어 글을 올립니다.

<꽃피는 구조물1997> 이 구조물은 한때 '무지막지한 고철덩어리' '이해할 수 없는 흉물이 무슨 예술품이냐" 라는 사람들의 혹평때문에 한때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이 사건을 두고 많은 사람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금세기 최고의 거장인 프랑크 스텔라의 작품을 고청 덩어리로 혹평한다면 누구의 안목을 탓해야할 것인가" " 대중의 눈높이를 벗어나 이루어지는 작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는 작업을 통하여 대중과 소통을 시도해야 하며 그러한 소통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는 부정적인 견해와 함께 모든 예술이 대중의 눈높이를 맞출 수는 없다 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고 합니다.

현대 미술은 "아는 만큼 본다'라는 아방가르드 정신이 깃들여 있기 때문에 모든 눈높이를 대중들에게 맞출 수 없고, 맞춘다고 하면 미술에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제자리에서 맴맴 돌겠죠.

그러나 한편 누구나 자신의 미적 기준과 취향에 따라 아름다움과 추함을 판단할 자유가 있습니다.
                                                                                        (출처 : 책, 문화의 키워드 디자인)


물론 이 글은 현대미술에 국한되어 논의한 것이지만, 저는 문득 현대 미술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디자인에도 공통적으로 적용이 되겠죠.

 '아마벨'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포스코센터의 광장에 놓은 목적인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디자인을 공부할 때 흔히 나오는 "디자인은 합목적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연 디자인에 있어서 합목적성이란 뭘까.?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디자인은 디자인하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예를 들어, 시계라고 하면 시간을 알린다라는 사물이 본질) 디자인의 본래 목적

(어떤 스타일을 추구할 것인가? 독창성을 중시할 것인가? 경제성을 중시할 것인가? 대중들에게 쉽게 어필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인가?)에 맞춰 디자인한다면 그것이 합목적성에 부합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의문점이 들었던 것은 금세기 최고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작가가 자신의 똑같은

예술적 철학을 가지고 작업했을 이 구조물이 왜 대중들에게 혹평을 받게 되는 것인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술적 안목이 너무 형편없어서?

그렇다고 치기엔 그 근거가 너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스타급 거장들 또한 자신의 천재성 또는 재능에 의존해서 작업을
한다면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기대할 수 없고, 작업물을 설치할 공간의 특성과 문화 그 여러 곳을 고려해

야만 합니다. 생각해보면 프랑크 스텔라는 미국처럼 넒은 땅덩이에 놓일 작품 위주로 활동을 해왔을지 모릅

니다. 그리고 서양인의 문화와 동양인의 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규

모를  결정할  때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다니는 공간인지, 어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공간인지 이런 여

러가 지 요소를 생각하지 못해서 이러한 논쟁이 발생한 것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금세기 최

고 일 수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최고의 거장이라 해서 그 수식어가 그의 작품 어

디에서나 적용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제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면, 디자인이건 예술이건 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중요한 사항은 " 사람들과의 소통" 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예술이 세계는 옮고 그름이 없는지라 수백년간 사람들에게 채택되어 하나의 스타일 또는 하나의 양식으로 불려져온 예술의 역사 또한 사람들의 평가가 크게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콧대 높은 예술계 사람들이 뭉친다하더라고 결국 대중들의 공감과 이해 없이는 서기 힘들거든요. 그리고 예술읙 궁극적인 목적도 결국에는 시각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요?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단지 평범할 수 있는 대중들의 시각보다는 조금 앞선 태도로 자신의 작업을 해야겠죠. (여기서 아마벨의 논쟁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번째로 고려해보아야할 합목적성은 디자인 또는 예술로 표현하려는 것의 본질의 구현뿐만 아니라 그 특성 또한 잘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글이 어렵게 쓰여졌네요^^;) 예를들어 말하자면,

캔퍼스에 그리는 그림같은 경우 전시회장에 걸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 그림 자체에 충실하면 됩니다. 그 그림을 보여주려고 하는 작가의 의도만 잘 구현이 되면 합목적성, 즉 목적에 부합하는 그림이 완성되겠죠.

반면, 위의 '아마벨"을 한번 봅시다. 아마벨이 아무리 예술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잘 구현해냈다 하더라고 주변과의 조화가 되지 않으면, 또 이러저러한 주변 요소들을 고려하지 못했다면 대중들과 소통에 실패하게 되고 결국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되겠죠. 이를 통해 설치 예술의 특성 "주변 과의 조화"를 생각해낼 수 있겠죠.

'아마벨'과 비슷한 사례로 전, 올덴버그가 만들었다던 청계천의 '스프링'을 예로 들고 싶습니다.



미술을 전공하신 교수님께서 이러한 애기를 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 전 스프링이 별로 맘에 들지 않습니다. 주변 경관과 조화되지도 않고 빨강색과 파랑색의 조화/

가 촌스럽지 않나요? 올덴버그가 이 조형물을 제작할 당시 관계자에게 "한국인의 특성을 대변하는 색이 무

엇이냐?"라고 물어보았을 때 예술에는 조회가 별로 깊이 않았을 관계자는 태극기를 생각해내고 "빨강색과

파랑색'이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만약 저에게 그런 질문을 했다면 저는 청자색을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예술의 경우 자신의 예술적 감각만을 잘 표현해서는 좋은 작품이 되기 어렵구나.. 즉 올덴버그가 스프링을 제작할 때에는 "청계천과 조화를 이루는 한국 사람들의 정체성에 좀 더 부합한 동시에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이 여러가지 목적들을 잘 고려해야겠죠.

그렇기 때문에 자꾸 드는 생각은 디자인이건 예술이건 정말 여러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는 정말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디자인은 자신의 예술적 세계를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또한 경제적 관념 또한 고려해야하니깐요. (결국 그렇다면 디자인이 순수예술보다는 좀더 대중적인 안목과 시각에 가깝다는 것일까요? ㅋ)  

또한 그림만 잘 그리고 스킬만 뛰어나서는 디자이너 또는 예술가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는 절대 없다는 것도 깨달은 바입니다. 사회학적으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인문학적으로 깊게 사고할 수 있는 능력 심지어 수학 또는 경제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예술적 감각 몫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요...(물론 어떤 분야에서 일을하냐에 따라 그 적용 범위는 달라질 수 있겠죠^^ 아까 말한 그 본질의 특성에 따라서말이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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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실 이 책에서 논점에 되었던 부분은 고급하고 고귀한 영역으로서의 예술을 이해하는 것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즉 예술을 대중과는 차별성을 갖는 수준 높은 정신적인 활동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였죠. 사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제 주장과는 모순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가방을 제작한다고 합시다. 사람들이 이 가방을 너무나 좋아해서 가방의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명품이 되었군요. 전 가방을 통해 제가 가진 예술 철학을 보여주고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는데(제가 언급한 디자인의 목적) 이제와서 보니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계급을 구분짓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는 디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대중들과이 소통은 디자인의 필수적인 요소지만 결국 그것이 오히려 소통을 막게 되어버렸습니다.

디자인이나 예술, 참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중과의 소통을 원하지만 반대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고 아무나 못들어오게 만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