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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센세이션에 관하여_designersreading

얼마전에 디자인 읽기에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에 관해 논의한 글을 보았습니다.

'감성적 센세이션'

이라는 말이 매우 인상깊게 느껴져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디자인에 있어서 감성적 센세이션..
디자인이란 무엇이냐? 라는 물음에 '감성적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디자인을 너무나 크게 규정짓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감성적 센세이션이 좋은 디자인의 속성에 담겨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감성적 센세이션을 설명하기 위해 파격과 조화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파격에 수렴되는 새로운 조화, 즉 이전의 것과는 분명히 다르지만 또다른 새로운 조화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바로 좋은 디자인, 감성적 센세이션을 낳은 디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보았던 글에서 감성적 센세이션이란 '어떠한 대상에 특정한 질서를 부여하여 해석해보았을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신선한 새로운 접근으로 납득할만한 새로운 질서가 부여되어 감탄을 유발하는 것."

  파격(혁신)과 조화 이 두 단어로 설명되지 않을 까요?
이를 위해서는 저는 질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존의 사회를 지배하는 질서 그리고 미래의 사회, 미래의 디자인을 주도할 질서, 그 질서를 재빨리 파악하고 사람들이 기대에 부응하는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겠죠.

 이렇게 보았을 때 감성적 센세이션이란 큰 의미로 단순히 감정적인 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즉, 어떠한 대상을 보고 "아!" 하고 감탄을 일으킬만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것과 더불어,사람들에게 공감과 인정을 받은 제품이라고 말하곳 싶습니다. 감성적 센세이션이 좋은 디자인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볼 때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눈에 보고 반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사회의 질서의 흐름이 누적되어 있고 앞으로의 질서를 주도해나갈 힘을 지니고 있는 일종의 내공이 담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본질이라는 것이죠.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아까 파격과 조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듯이 저는 보편성과 참신성이라는 단어를 이용하고 싶습니다.(글에서도 언급되었듯이)자인이 "아직은 눈에 보이지 않은 사람들의 욕구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라고 한다면 좋은 디자인이란,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보장받지만, 그것이 이제까지는 보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참신성을 가지는 제품이겠죠. 즉, 감성적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디자인이란 너무 앞서가서도 안되고(공감을 얻지 못하니깐) 너무 뒤쳐져서도(너무 보편적이고 평범하기 때문에) 안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사실 보편성과 참신성은 양립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디자이너의 세계에서는 말이죠,. 결국 이 둘은 서로 이분법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참신성은 "미래에 보편성을 얻을 수 있는 어떤 것" 이라고 정의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렇게 글을 써놓고도 너무나 추상적이고 현실의 디자인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서 혼란스러워질때가 있습니다. 사실 디자인을 한다는 것과 디자인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이 질문에 답을 내리고 싶습니다.

그 답이 없더라도 말이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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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음... 지금의 참신성이 미래의 보편성이 되는 것, 역사의 반복이 되는 것이군요.
보편성은 일종의 축적된 참신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저도 참신함은 보편성의 틀을 깨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축적된 자산을 가지고 그 위에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든 첨 만들때는 정말 힘들지만 일단 한번 된 것을 가지고 바꾸는 것은 조금 쉬워집니다.

예전에 유키구라모토 앨범 자켓 내지 문구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문장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새롭게 한다는 것은 정말 쉽다.
하지만 어떤 규칙과 틀 안에서 새롭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디자인에서 항상 뭔가 새로움만을 향해 발버둥치지만 말고,
잘못된 것을 찾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Reply
2009.08.29 21:39:59 (*.134.117.190)
식탁

형체 없는, 어쩌면 존재할 수 없는 신기루가 바로 '뭔가 완전 새로운'인 것 같습니다. ㅎㅎ

결국 새로움에 집착하다보면 엉뚱한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저도 한 때 데이빗 칼슨의 작업을 매우 좋아했지만 (서울에서 열린 이코그라다에서는 칼슨을 쫓아가서 사인까지 받았다는;;) 이젠 그의 작업을 보기도 괴롭습니다. 제가 칼슨에 매료되었을 때는 새로움에만 집착했던 듯 합니다. 이제는 그 새로움이 새로움이 아님을 알기에 보기 괴로운 듯 하구요.

유키구라모토의 말, 정말 깊게 동감입니다... /// 아, <Back to the basic>이라고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반이 있습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음악도 마음에 쏙 들지만, 제목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아서 좋아합니다. 항상 Basic이 무얼까 고민해보곤 합니다. :)

Reply
2009.08.30 12:08:16 (*.64.142.99)
김선현
노먼포터 할아버지 말대로 '당신은 제도판 위의 스타일리스트가 아니라, 체계를 세우는 사람이다' 라는 말이 이럴 때도 효용이 있을까요? 백과사전 뒤져보니 게중에 체계라는것은 우리와 그 대상간의 '접점' 에 존립의 장소를 가짐을 의미한다고 하더군요. 애초에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새로움이란 존재할 수 없는 범위의 영역이기 때문이겠지요.
아, 블루오션 이라면 적당할수도 있겠습니다. 아직 없는 욕구의 창출이라면, 역설적으로 그 욕구란것도 결국 사람의 인지범위 내에서 재형성된 일종의 중고품 일테니까요.

그 반대로 레드오션. 음... 동방신기 노래중에... '사랑은 뭐다 뭐다 이미 수식어 레드오션' -_-;;; 이 가삿말을 두고 곰곰히 생각해본 적도 있는데, 저 좀 이상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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