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Philosophy

Freaks 1932_토드 브라우닝




프릭스(Freaks)

제작년도 1932

제작국 미국

제작사 MGM

상영시간 64분

필름 흑백

감독 Tod Browning

제작 Tod Browning

각복 Clarence Aaron “Tod” Robbins의 소설 『박차 Spurs

촬영 Merritt B. Gerstad

출연 Wallace Ford, Leila Hyams, Olga Baclanova, Roscoe Ates, Henry Victor, Harry Earles, Daisy Earles, Rose Dione, Daisy Hilton, Violet Hilton, Schlitze, Josephine Joseph, Johnny Eck, Frances O’Connor, Peter Robinson






 Freaks라는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몽상가들(the Dreamers)' 를 통해서였다. 영화는 68혁명이 한창이던 정치적 배경을 뒤로하고 세명의 남녀가 호기심 어린 성적 탐닉을 추구하는 제목 그대로 몽상가스러운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영화광이였던 그들이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따라하면서 클래식 영화의 장면과 현실 속 장면이 교차되는 부분인데 이때 나왔던 영화가 바로 토드 브라우닝의 Freaks라는 영화였다.

 나중에 수잔 손탁의 '사진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다시 한번 언급되는걸 보고 찾아보게 되었는데 정말 말 그대로 기괴스럽고 판타지 충만한 영화였다.  주인공을 굳히 꼽자면 난쟁이 커플인 한스와 프리다이겠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운운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 서커스단을 구성하는 기괴한 모습의 등장인물들 모두가 이 영화의 핵시 메시지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다이안 아버스의 사진이 많이 떠올랐다. 다이안 아버스가 주목한 사람들은 '정상적인 것'에서 소외받은 자들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정상의 표준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도 악역은 정상적인 체형의 사람들(클레오파트라와 헤라클레스)이고 겉모습은 좀 이상하더라도 순수한 사람들은 우리가 괴물이라 부르는 '프릭스'들이다.


 한스를 독약으로 죽이려했던 클레오파트에게 그들이 한 복수는 똑같이 독약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똑같이 기괴스럽고 흉측한 모습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녀가 혐오해마지않았던 그들의 모습이 사실은 자신도 얼마든지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하는 것은 참으로 통쾌한 복수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죽음을 내리지 않았던 이유는 한스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이 받았던 상처가 재산을 노리고 독약을 주는 악덕함보다는 결혼식이 끝난 오찬의 자리에서 그녀가 그들에게 더럽고 추악하다고 비웃었던 그 비열한 웃음 때문 아니었을까. 


 사실 비난과 동정은 한끝 차이임을 느끼게 된다. 그 출발은 "너는 나와 달라"라는 경계짓기로부터 시작되는 감정이기 때문에. 다이안 아버스가 사진을 찍기 전에 그들과 동화되고자 노력했던 것도 그들과 같은 시선에서 충분한 교감을 통해 동정이나 비난 혹은 낯섦의 시선이 아니라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그들이 느끼는 시선과 생각을 사진에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다이안 아버스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동정심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오히려 현실의 무법자들처럼 평범한 우리들의 세계를 조롱하는듯한 태평한 그들의 모습이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영화속 기괴한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 않는다. 똑같이 사랑하고 똑같이 분노하고 똑같이 즐긴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눈물 흘리며 슬퍼하기보다는 마치 일분 일초가 아깝다는 듯이 이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을 즐긴다. 어쩌면 이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이상하게 느끼는 우리들 자신이 진짜 괴물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