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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작업단상

양재꽃시장 그리고 단상 작업구상


















































작업구상 1. 

흰색 백합 무더기를 보면서 세상에, 저것보다 더한 오브제 설치 미술이 더 있을까. 생각을 한다.

주변을 돌아도면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미술 보다 더 미술같은 많은 장면들을 목격한다.

자연경관, 어마어마한 물건들이 쌓아져 있는 시장 혹은 무더기의 사람들...


흰색 백합이 허름한 페인트통 바구니 안에 터질듯 혹은 쏟아질듯 꽂혀있는 것을 보며 

나는 그저 눈이 휘둥그래졌다.


무언가 포장이 되고 사람의 손길이 가야 더 고급스러운 상품이 되는거구나.

무언가 '날것'에서 느껴지는 꿈틀거리는 생명성이 '인위성'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날것'과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의 차이.


날것을 미술의 바운더리에 끌어들어오는 것도 한정된 미술 바운더리 밖에서 무언가를 추구하고자 하는 행위와 동등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처형당한 꽃.

꽃시체.


아저씨는 천원을 주었다며 기뻐했다.

혹시 내 돈..아닌가.?

천원으로 소주를 사먹자는 아저씨의 싱글벙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 흐트러진 꽃을 보면서도 누군가는 생존의 힘듬을 느끼는구나 싶었다. 


손으로 꽃을 만지자, 꽃도 생명이라 함부로 만지면 죽어버려요."라는 말을 하셨다.

그렇지 비록 꺽어져 있어서 오래 가지 못하는 생명이지만 꽃도 생명은 생명이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꽃들.


백합은 3500원이지만 매일매일 경매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한다.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재배가 잘 안되서 더 비싸진다고 한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날씨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온도이다.


양재역까지 걸어가는데 사실 너무 힘들었다.

한손에는 꽃 한아름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조약돌 주머니를 들었다.

그리고 가방까지 메니 뭔 이 고생을 하나 싶다.

내 몸에 붙어있는 것들, 이동 중에는 어느 것하나 놓을 수 없는 것들.

내 몸이 지닌채 갈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예전에 가스 버너 3개를 들고 간적이 있었고, 또다른 예전에는 원단시장에서 천을 엄청나게 구매했었다.

내가 내 몸뚱이 이외에 들고 갈 수 있는 최대한의 짐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것을 무언가 형태화시킬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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